모순
박경리 | 37  

물은 어떠한 불도 다 꺼 버리고
불은 어떠한 물도 다 말려 버린다
절대적 이 상극의 틈새에서
절대적인 이 상극으로 말미암아
생명들이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것은
그 얼마나 절묘한 질서인가

초나라 무기상이 말하기를
나의 창은 어떠한 방패도 뚫는다
다시 말하기를
나의 방패는 어떠한 창도 막는다

한 사람이 묻기를
당신의 창이 당신의 방패를 찌른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무기상의 대답은 없었다고 했다

세상에는 결론이 없다
우주 그 어디에서도 결론은 없다
결론은 삼라만상의 끝을 의미하고
만물은 상극의 긴장 속에서 존재한다

어리석은 지식인들이
곧잘 논쟁에 끌고 나오는 모순
방어와 공격을 겸한 용어이지만
그 자신이 모순적 존재인 것을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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