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무르익다
임덕기 | 319  

밤사이 내린 비에
유리창에는 물꽃이 돋고
숲에는 산길 따라
들찔레 마른 입술이 젖었다
애기똥풀, 쇠뜨기, 달개비
까치발을 쳐들고 발등이 흠뻑 젖었다

긴 나무 의자 위로 가지 뻗은 산 벚꽃
차가운 빗방울에 놀라
꽃잎을 땅 위에 흘뿌려 놓았다
의자 위엔 하얀 꽃방석

줄지어 늘어선 삼나무는 해묵은 잎을
나무 밑둥치에 쌓아 놓은 채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데

물기 머금은 숲엔
이따금 고요를 깨뜨리고
따르르르, 따르르르…
딱따구리 나무 쪼는 소리에
봄의 키가 한 뼘이나 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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