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문태준 | 270  

내가 매일 몇 번을 손바닥으로 차근하게 만지는 배와 옆구리
생활은 그처럼 만져진다

구름이며 둥지이며 보조개이며 빵이며 고깃덩어리이며 막몽이며 무덤인

나는 야채를 사러 간다
나는 목욕탕에 간다
나는 자전거를 타러 간다
나는 장례식장에 간다

오전엔 장바구니 속 얌전한 감자들처럼
목욕탕에선 열탕과 냉탕을 오가며
오후엔 석양 쪽으로 바퀴를 굴리며
밤의 눈물을 뭉쳐놓고서

그리고 목이 긴 양말을 벗으며
선풍기를 회전시키며
모래밭처럼 탄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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