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이야기
조병화 | 120  

이상한 꿈을 꾸었습니다

어느 섬으로 강연을 하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그 섬으로 가는 길에 하룻밤을
어느 항구도시 여관에서 자게 되었습니다

다음날 나는 얼결에
시간에 쫓기면서 허둥지둥
배에 올라탔습니다. 순간 배는 출발했습니다.

가다가 앗차, 했습니다.
짐을 여관에 두고 왔습니다.
강의한 노트니, 내복이니, 일용품을 담은
가방을 잊고 온 겁니다.

심한 물결에 시달리는 배 위에서
그곳 여관으로 전화를 했습니다

아무리 해도 해도 통화가 되질 않았습니다
그렇게 몸만 타다 잠이 깼습니다

이상한 꿈이다, 생각을 하면서
순간, 내가 이승에서 저승으로
이렇게 살다가 아무런 정리없이
훅, 떠나면 이렇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리를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아직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이 이승에서의 지저분한 짐들
이걸 어떻게 어데 다 버리고 가지,
요즘엔 자나 깨나 그것이 근심입니다

혹시나
이 꿈이 그 경종이나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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