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굴비
임덕기 | 218  

물결에 업혀 세상을 보았다

미로迷路 같은 물풀의 숲속을
헤치고 다녔고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바다 밑바닥에 갈아 앉기도 했다

넓은 세상으로 나가려던
예리한 눈빛도
한눈팔기에 발목이 잡혀
운명의 고샅길
물 위에 건져져
눈뜨고 입 벌린 채
하늘을 바라본다

굴비라는 이름으로
포구 위에 걸쳐진 다리 앞에서
낡은 비문처럼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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