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얼룩진 접시 위, 물고기 한 마리 누워 있다, 그것의 살은 잘게 잘게 저며져 있었고, 이런 시간이 오기를 기다려온 그것의 ㄴ누은 한껏 크게 벌어져 창밖의 어둠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오늘 저녁을 따뜻하죠?라든가......라든가......들을 다 알고 있다는 듯이 가끔씩 푸들푸들 경련하며, 어느 한때 분명 바다 밑을 헤어쳤을 그것, 어느 한때 분명 물풀에게 사랑을 속삭였을 그것의 푸른, 시간이 얼마쯤 지나자 주방 아주머니가 들어와 그것의 너덜거리는 뼈를 꺼내어 흔들며 바람 속으로 사라진다,

아직도푸들거린담, 아주머니는긴뼈를흔든다, 대가리는매운탕에넣어 고동색의점잖은빛, 바람소리에나귀기울일것을, 우리의다리는이제너무힘이없어, 접시마다눈물이흐른다

아주머니의 손에 떼메어 나가는 물고기의 뼈와 둥글고 울퉁불퉁한 대가리에 쓰러져 누워 질질 끌려나가는 지느러미, 물고기의 눈이 뒤를 돌아본다, 바람벽 같은 상 위에 지느러미가 검은 돛폭처럼 휘돈다. 놀란 이들이 뼈만 남은 팔목의 시계를 바라본다.
저물녘
햇빛은 얼마나 가혹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