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
김재진 | 459  

바다를 물들이는 석양을 누가 가질 수 있습니까?
꽃들을 피게 하는 바람을 누가 가질 수 있습니까?
아무것도 우리는 소유할 수 없습니다.
당신의 발소리에 귀 기울이고
저녁 식탁에 부딪치는 수저 소리에 귀 기울이며
존재 전체로 당신을 듣습니다.
우리가 영혼으로 읽던 모든 책들과
넘기는 페이지마다 떠오르던 새벽 별빛과
치마를 끌며 사라지던 어둠의 발소리를 듣습니다.
아무것도 가질 수 없기에 우리는 그 모두입니다.
아무것도 가질 수 없기에 우리는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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