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하루가 벌써 가고 있어요.
오늘은 산책하기 좋은 날씨였습니다.
즐겁게 보내셨지요? ^^

어떤 날은 시간이 더딘 듯 하다가
어떤 날은 너무 빨리 지나갑니다.
그래도 제게 주어진 시간은 늘 같겠지요?


강진 편지 - 정끝별

버석이던 갈대잎은 바람에 쏠렸는데요 산벚꽃 웃음에 춘
백(春柏)의 눈매는 헛헛히 무너졌는데요 그렇게 웃자란 꽃
핌은 온통 상처라. 당신 곁 무릎쯤만 내어주고 싶었는데요
몸끝 어쩌지 못하고 물오르는 풀인지 향기인지
모란 잎새 그늘 불현듯 꿈틀대던 꽃대도, 그 꽃대 끝에
서 떨던 소란한 저녁 물비늘도, 내 영혼에 일렁이던 햇살
도, 죄다 한통속들이었는데요 그렇게 한 백 년쯤 나를 비
껴 서 있었던 것만 같던 당신 무릎과 내 겨드랑이가 이제
사 둥그렇게 키 낮은 망대를 만들다니
바라보는 일만도 그토록 망설임이었건만 두 가슴을 묻는
일이야, 만장(輓章)처럼 사라져 가는 당신을 향해 누운 내
풀자국으로 가난할 것입니다 모란 내음 선명한 하마 흔하
디 흔한 세상 한 봄밤으로 내내 따뜻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