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한 라디오 채널에서
시루와, 밑빠진 독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둘은 바닥이 구멍이 뚫여 있지만
시루는 그 용도가 있다구요..^^
혹시 시루에 물을 담고자 했던건 아닌지..
어쩌면 지금 가지고 있는 게 밑빠진 독이 아니라 시루가 아닌지..^^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문득 저 또한 구별못하고 원망하고 있는 건 없을까..
생각해본 하루였습니다.

이 한주도 보람차고 행복한 한 주가 되시길 바랍니다.


납작납작 ㅡ박수근 화법을 위하여 - 김혜순

드문드문 세상을 끊어내어
한 며칠 눌렀다가
벽에 걸어놓고 바라본다.
흰 하늘과 쭈그린 아낙네 둘이
벽 위에 납작하게 뻗어 있다.
가끔 심심하면
여편네와 아이들도
한 며칠 눌렀다가 벽에 붙여놓고
하나님 보시기 어떻습니까?
조심스럽게 물어본다.

발바닥도 없이 서성서성.
입술도 없이 슬그머니.
표정도 없이 슬그머니.
그렇게 웃고 나서
피도 눈물도 없이 바짝 마르기.
그리곤 드디어 납작해진
천지 만물을 한 줄에 꿰어놓고
가이없이 한없이 펄렁 펄렁.
하나님, 보시니 마땅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