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몇번 내렸습니다. 황사의 남은 먼지도 가라앉고.. 눈부시던 꽃잎들도 떨어졌어요.... 그 꽃잎이 떨어진 뒤 나뭇가진엔 초록잎들이 조그맣게.. ^^ 그 초록의 행렬도 참 좋으네요. ㅎㅎ
고운 한 주 되세요.
햇빛 -
채호기
눈부셔라, 포옹의 흔적, 물의 팽팽한 배 위에서 튀어 오르는 크리스털빛의 섬광들. 지난밤 격렬한 마찰의 뜨거운 여운이 폭발 뒤의 포연처럼 물의 육체를 감싸는구나!
아침의 입김과 뒤섞이는 햇빛의 고운 가루들이여! 물에 닿아 수많은 빛의 나비를 날리고 나뭇잎 윤곽을 따라 녹색 물감을 칠하는 햇빛의 언어들, 갓 말을 배우는 아장거리는 입술들이여!
말해요, 수련을 안아 흰빛을 남기는 눈부심의 딴딴함으로 말해요, 물의 얼굴에다, 연못의 귀에다, 꽃의 귓바퀴에다 혀를 집어넣어요. 떨어지는 햇빛의 말들을 모아 검은 물 위에 휘갈기는 수련꽃들이여! 하얀 글자들이여!
눈부신 물결이 반짝이는 연못가 생기발랄한 수련 위로 떨어지는 따뜻하고 뜨겁고 뾰족한 입술들이여! 찌르듯이 떨어져서는 부드럽게 이마를 감싸는 침엽처럼 따가운 열정의 눈빛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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