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병에 담겨 있는
백합의 노란꽃술을 따면서
문득 이 꽃들이 들판에 있었다면
이 암술과 수술들이 서로 만날 수 있겠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활짝 피었을때 하얀 꽃잎이 지저분해질까봐
꽃술을 따는 나를 보면서...
여러생각이 꼬리를 무네요. ^^

비가 많이 쏟아진다는데
길 조심하시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


텃밭에서 1 - 윤중호

새벽마다, 오릿길 텃밭을 다녀옵니다.

하지 감자 웃자란 순을 떼어내고
엇갈이배추를 솎습니다.
토마토가 탱글탱글 여물어가고
고추가 고추만 하게 대롱거리는데
며칠 전 뿌린 열무가
땅을 들썩이며 움쑥 솟았습니다.

거둔 완두콩으로
아침을 지어 먹었습니다.
막 따온 청상추
아삭아삭 소리가 납니다.
참 행복합니다.
생각해보니
참 불쌍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