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함이 행복한 날들입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 날도 많습니다. ^^
별 생각없이 읽던 시가 문든 가슴에 들어와서 보내봅니다.
저도 누군가의 편하디편한 그늘이 되고 있는지 궁금... ^^

행복한 한 주 되세요.


오늘 나에게 - 고형렬

결과적으로
애인은 아내가 될 사람이 아니었다
벌써부터 그 사람은
사랑이란 말과 함께 생활이 되었다
첫사람과 새던 그 날들은
바닷가 어느 구석의 아리던 파도 갈피
아침 까치놀로 남아 있다
아내는 가시울타를 싸안고
경상도로 뻗은 산을 넘어와서
나와 뒹굴며 같이 살아왔다
때가 묻고 부끄러움도 잊었기에다
한마음으로 둘이서 산 것이다
이제 님이라는 애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이를 낳고 저축을 하는 그는
등을 긁어주고 옷을 빨아대면서
꿈을 이겨내는 사람과 살림이 되었다
애를 태우지도 않고
시간을 서두르지도 않는 꾼이 되었다
가장 오래인 첫사랑은
연약하고 까닭없는 이별이라도
다시는 갈 수 없는 과거가 되었고
이미 언제부터였는지
애들 어미는 내 어머니가 되어서
애들과 나를 키우고 있는
하마 편하디편한 그늘이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