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을 지나, 비도 내리고
기온이 몹시 내려갔습니다.
사계절 내내 감기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이
도심에서 살아서 인가..싶어
괜한 원망을 해봅니다.

흙길이 그리운 날 입니다.
감기조심하세요~




지금 이곳에 있지 않았다면 - 문태준

만일에 내가 지금 이곳에 있지 않았다면
창백한 서류와 무뚝뚝한 물품이 빼곡한 도시의 캐비닛 속에
있지 않았다면
맑은 날의 가지에서 초록잎처럼 빛날 텐데
집밖을 나서 논두렁길을 따라 이리로 저리로 갈 텐데
흙을 부드럽게 일궈 모종을 할 텐데
천지에 작은 구멍을 얻어 한 철을 살도록 내 목숨도 옮겨
심을 텐데
민들레가 되었다가 박새가 되었다가 구름이 되었다가
비바람이 되었다가
나는 흙내처럼 평범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