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고 가을입니다.
릴케의 시가 생각나는 계절입니다.^^

전 좀 긴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예전엔 집을 떠나서도 시를 보내드렸으나
이번엔 컴퓨터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ㅎㅎ
잘 지내고 계셨지요?

시원한 바람이 하루를 가벼히 시작하게 해줍니다.
이번 한 주도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가을날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주여, 때가 왔습니다. 지난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에 얹으시고
들녘엔 바람을 풀어놓아 주소서.

마지막 과일들이 무르익도록 명해주소서;
이틀만 더 남국의 나날을 베푸시어
과일들의 완성을 재촉하시고, 진한 포도주에는
마지막 단맛이 스미게 하소서.

지금 집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혼자인 사람은 그렇게 오래 남아
깨어서, 책을 읽고, 긴 편지를 쓸 것이며
낙옆이 흩날리는 날에는 가로수길 사이로
이리저리 불안스레 헤맬 것입니다.



* 김재혁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