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주를
감기로 다 보내버렸습니다..
아쉬운 시작이 되어버렸지만
다시금 힘을 내 봅니다.

모두들 감기 조심하세요~~~^^


사랑, 이웃 - 김정란

내 슬픔의 동지들인 당신들이
삶의 바람을 만나며 방황과 회오의 시간으로
음습한 외로움으로
각자의 뜨락에 서 있을 때

당신들이 잠재우지 못하는 적의로
존재의 귀퉁이에 영원히 잠적한
불을 안고 쩔쩔매고 있을 때

성찰과 확인과 미래의 희망이 떠난
빈 자리에 그대들의 검은 흉상을
살아 있는 너덜너덜한 허수아비를 세우고 있을 때
(그때 얼마나 당신들은 떨었던가 형체도 없는 절망을 혐오하여
얼마나 어리석은 형상이라도 하나 붙잡고 있기를 원했던가
그것이 다만 살아남은 우리의 육체에 불과하다 할지라도)

나는 참으로 심상히
밤이슬이거나 머리맡의 물잔처럼
당신들 곁으로 내려선다

그리고 이제 마음 깊이 이해하느니
우리가 呼名(호명)으로 사랑을 시작했다
우리는 정성스레 살아남은 자들의 이름을 불렀다

오 어떤 미친 바람이 불어
우리들의 가슴을 불어올리기를
신께서 어떤 긍휼의 이름으로
그 가슴들을 한군데 모아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