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들이 계속 됩니다.
그래도 잘 지내시고 계시지요?

이 여름이 다 가기전에..
우리가 촛불을 더이상 들지않아도 되게..된다면..
참.. 참... 좋겠습니다. ^^


어두운 골짜기에서 - 최하림

짐승들이 골짜기로 내려가는 소리와 시냇물이
흐르는 소리와 말발굽 소리 들으면서
갈나무가 숨쉬는
비탈로 내려갔다
아무도 모르는 새 우리집은
점령당하고
아이들은 꽁꽁 묶인 채
잠들었다 떨어진 나이프가 번쩍였다
그런 밤엔 아무리 달려도 산이
보이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산도 보이지 않았다 산밑으로 사라진
사람들의 그림자를 그리며 내내
침묵할 뿐 금보다 못한 침묵을 할 뿐

그런 줄도 모르고 옛날엔
훌륭한 삶을 원해지 크고
큰 사랑으로 말을
굴리고 하늘을 날아
사물을 보려고 했었지
해 저문 삼림 속 그윽한 숲길에도
시멘트 바닥에 누운 의지가지없는
떠돌이에게도, 그들이 사는 골목과
하천에 어둠이 넘치어 얼마나 심하게
심장이 떨리고 있는지

오오 보이지 않는 바람에 저리도 많은 날개를 흔드는 나무들이여 어두워지는 나무들이여
그대 머리의 별은 돌아오지 못하는 이들의 눈빛보다 캄캄하고 불에서 출발해 죽음에서
출발해 물 속을 달리는 천리마보다 눈부시다 눈부시다 게세마네여 베드로여 우리가 죽고
죽은 다음 누가 우리를 사랑해 줄 것인가 누가 골짜기를 거닐 것인가 속삭일 것인가
어두운 나무들이여 산보다 깊은 海心에서 일어나는 나무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