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잎은 아직 노랗게 물들지 않았는데
많이도 열렸던 은행은 노랗게 익어 길에 떨어지고 있어요.
왜 저 은행은 따면 안되는지.. 궁금하지만..
궁금해하지 않기로. ㅎㅎ

가을이 되니 정신없는? 노래보다..
예전의 편안한 노래가 더 좋네요.^^

편안한 주가 되길 바랍니다. ^^


낡은 음반에 담긴 70년대 풍의 戀歌 - 김용범

사랑하는 이여 약속도 없이
그대와 만나던 강가에 나왔다네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네
남루한 옷차림의 남자 하나가
그저 지는 해를 바라보며 서 있을 뿐

사랑하는 이여 약속도 없이
그대와 만나던 지하철 승강장에
서 있었다네 여러 대의 지하철이 지나는 동안
나는 신문가판대 옆 간이의자에 앉아
그대를 기다렸네
내일자 신문을 미리 펼치고 앉아

하루를 앞당겨 본
내일의 소식은 우리의 과거처럼 늘 어둡고
갑갑한 오늘의 소식과 다를 바 없음을…

그러나 그대는 마지막 지하철이 도착할 때까지
그곳에 나타나지 않았네

사랑하는 이여 어제도 오늘도 아니 내일도
나는 그렇게 온통 그리움으로 야윈 가슴을 안고
그대를 기다린다네 그렇게 쉽게 보내고 나서
이렇게 어렵게 그대를 지워야 하는지 몰랐었다네

인연이사 옷깃 한번 스치고 지나가는 것으로도
다시 이어지겠지만 옹이처럼 박혀 버린 그리움이야
물에 풀려 나가는 물감처럼 흐려질 수 있을런가
오늘 나는 막연한 그리움으로 우리가
세운 사랑의 배경들을
헤매이며 그대의 이름을 불러 본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