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 좀 따뜻한가 했더니..
다시 추워졌습니다.
이제 가을도 다 갑니다....
비가 내려..
길에 온통 노란 은행잎이 가득했습니다.
갈색으로 말라버인 다른 가로수잎과 달리
은행의 노란 잎은 늘 신기합니다..

남은 가을 잘 마무리 하세요~


물질의 꿈 - 허만하

갈맷빛 수평선 위에 날개를 펴고 있는
흰 범선처럼
나는 물위에 떠 있는
슬픈 살이다.

지구 표면의 칠십 퍼센트 이상은
군청색 물에 덮여 있다
나의 팔십 퍼센트 이상은 투명한 물이다.

이오니아 바다의 눈부신 반짝임을
바라보는 탈레스의 눈빛.

그러나 나의 혼에는 수분이 없다
뜨거운 바람과 잔모래만이 어울고 있는
최후의 사막에 누워 있는
미라의 움푹한 눈을 보라.

하이델베르크 무너진 고성 입구에서
장미꽃 화환을 잡고 있는
풍화한 돌의 천사를 만났다.

천사의 날개가 흘러내릴 것 같은
불안에 뒤척이던 밤의 몸을 휘감고
엑카 강 녹둣빛 수량은
나의 내부를 흘렀지만
나의 혼에는 여전히 수분이 없다

속눈썹 사이에서 물은
보석처럼 잠시 반짝이지만
너를 떠나보내는
나의 혼에는 수분이 없다.

에메랄드빛 동해 물빛을 바라보면서
나는 단정했다
나의 실체는 물이 아니라
그리움이다.

시간의 손길이 닿은 적 없는
반짝이는 잎사귀도 시들지 않는
춤추는 불꽃도 꺼질 줄 모르는
함박눈처럼 눈부신 어둠이 자욱한
고향에 대한
아득한 그리움.

나의 그리움은
호수 위에 물안개처럼
갈앉는 가을같이 자욱이
나의 내부에 서리어 있다

성운과 성운 사이를 헤엄치고 있는
나의 그리움

쓸쓸한 물질의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