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한번 살짝 내리더니..
계속 비가 오네요.
날이 많이 춥지 않아서
다행인듯 하지만..
그래도 펑펑 쏟아지는 눈이 그립습니다.

즐거운 한 주 되세요.



생(生)의 근거- 비비안나에게 - 김승립

한 잎 지는 나뭇잎의
작은 몸짓에도
하늘의 무게 담겨 있는 것을

모두가 떠나버린 숲, 쓸쓸히
숨어 우는 바람소리에도
새들의 온기는 남아 있는 것을

우리 생(生)의 데데함을 보이듯
가끔씩 주접스럽게 떨어지는
살비듬 또한 지난밤 격렬히 나눈
사랑의 흔적 온전히 감춰두고 있는 것을

사랑하는 이여
가을이 와서 모든 물상(物象)들이 가을로 돌아설 때
때로 역겹고 때로 안쓰러운 삶의 자리에
무엇을 놓을 것이랴

그대와 내가 아무런 피곤과 눈물
씻어주지 못하는 빈손으로 만난다 해도
우리 마음의 길 위에
생의 근거 놓여 있는 것을

흐리고 안개 끼여 한치 앞 보지 못할 때도
마음의 길 이어져 있어
끝내 우리 만날 수 있는 것을

사랑하는 이여
귓바퀴를 간지럽히는 그대 가녀린 숨결에
한 생이 벅차게 익어가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