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오늘도 낮시간에 잠시 비가 내렸습니다.
강한 햇살과 종종 내리는 비가
저의 농사(?)에 귀한 도움을 주고 있어요.
방울토마토도 몇 개 달리고
상추잎도 몇개 자랐습니다.
몇시간이고 앉아 쳐다보아도 지겹지 않네요. ^^

행복한 한 주 되세요.


빗방울에 대한 추억 - 김형수

장마비는 내려
고, 깜찍이도 사나운
딱따구리 같은 부리로
톡, 톡 찍었다
아, 내 다리
누가 그다지 아픈
부리를 가졌을까

닷새고 열흘이고
장마비는 내려
흙담집 처마 밑에
깊숙히 처박혀도
허벅지를 욕심내며
물방울이 튀겨
도망갈 수 없었다

장마비는 내려
고, 깜찍한
새떼 같은 부리로
톡, 톡 찍었다
헛부른 아랫배
졸아도 깨어도
쪼르르 쫓아와

장마비는 내려
남은 몸의 근력을
무명바지 홑저고리
해진 틈으로
찬바람이 들어와
울고는 갔다

웅, 웅 울 때면
금세 내게서도
처량한 귀울음이
턱밑까지 채워지고
또다시 헛배가
무우 먹고 쓰린
딸꾹질로 가라앉고

장마비는 내려
내 마음 끝내
볕 들고 해 비쳐
풀 먹은 무명처럼
눅눅한 배꼽을
다 말릴 때까지
나를 쪼아먹곤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