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을 칼을 맞고 살았다
탁탁탁 살점을 도려내는 나날
잘록해진 허리
지금 생애의 중심이 위태롭다
사방팔방 날아오는 칼날
전신의 살을 비집고 들어오는
저 야만의 난타
북처럼 둥둥 울지도 못하고
꽹과리처럼 비명을 지르지도 못하고
고스란히 칼을 맞고 누웠다
온몸에 옹이처럼 박힌 울음
몸 속 어디에도 감출 곳이 없어진
도마의 얇은 심장 위에
마지막 내리꽂힌 칼
주르르 붉은 피가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