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항상
반쯤 입을 벌리고
권태롭게
우두머니 서 있다.

배불떼기 몸매
날씬해지고 싶은 욕망을 지니고
기다려봐야 소용없는 나날들.

지루한 일력의 숫자 위에
길고 긴 배고픔을 참는다.

인적이 끊긴 밤이면,
별을 삼키는 낭만이 있다나?
그녀는 아직도 열애 중이다.

먼동이 트는 새벽,
맨 먼저 잠을 깨는 그는
쓰레기차 종소리가 먼저 반긴다.

반생은기다림으로
반생은 혼자의 삶으로
독수공방을 지킨
B사감의 러브레타를 삼켜버린 우체통아.

밤새 간직했던
어느 연인들의 그리운 사연은
먼 별나라로 기별을 보냈나.

이윽고 정오가 되면
우체부 아저씨 자전거 소리
간직했던 그리움 몽땅 빼았기고
그녀는 또 먼 하늘 바래어
우두머니 길목 지켜 기다리기
저만치종종걸음 아가씨의 방문 반가웁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