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창작실의 예술가들
박경리 | 307  

멀리서 더러 보기도 하지만
방안에서도
나는 그들을 느낄 수 있다
논둑길을
나란히 줄지어 가는 아이들처럼
혼신으로 몸짓하는 새 새끼처럼
잔망스럽게 혹은 무심하게
머물다 가는 구름처럼
그들은 그렇게
내 마음에 들어오는 대상이다

회촌 골짜기를 떠나 도시로 가면
그들도 어엿한 장년 중년
모두 한몫을 하는 사회적 존재인데
우습게도 나는
유치원 보모 같은 생각을 하고
모이 물어다 먹이는
어미 새 같은 착각을 한다

숲 속을 헤매다 돌아오는 그들
식사를 끝내고 흩어지는 그들
마치
누에꼬치 속으로 숨어들 듯
창작실 문 안으로 사라지는 그들
오묘한 생각 품은 듯 청결하고
젊은 매같이 고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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