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글거리는
더부룩한 뱃속
커다란 조가비 같은 플라스틱 조리
뻘에 박혀 있다
스타킹 한 짝 발목이 잡혀
수초처럼 흔들리며 비눗기가 빠진다
퉁퉁 불은 앨범 주위를
죽은 새가 맴돌고 있다
돌아갈 수도 없고
지나가기도 너무 느리게

돌돌돌 사과 한 알이
멈췄다가 구르고
멈췄다가 구른다
샴푸거품 레이스를 떼었다 붙이며
기우뚱, 딱정벌레
요구르트호 배를 타고
어둠 속을 흘러간다
그리고 또,

복개천 위에서 나는 골몰한다
부글거리는 더부룩한 뱃속
앙금과 거품
나는 복개천의 두툼한 뱃가죽에
발 구른다. 쿵! 쿵쿵!
햇빛으로 배부를 비둘기들이 놀란 눈으로 꾸륵, 트림한다
개울물 노랫소리 들린 듯하다
가느다랗게 졸졸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