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버리며
김재진 | 463  

오늘 아침 꽃병의 꽃을 버리듯
만약 버림받는다면 나는
나를 버린 그 사람을 용서할 수 있을까?
그도 나처럼
버림받는 것이 두려워서 그랬을지 모른다.
어쩌면 그는 나보다 더 많은 상처를 가지고 있고
그가 나를 버린 것이 아니라
상처가 나를 버린 것인지 모른다.
내가 배고플 때 나 대신 아무도 밥 먹어줄 수 없듯
내가 버리지 않았는데 나 대신 나를
버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가 설령 나를 버렸다 해도
그것은 그를 더 이해하는 기회일 뿐
우리는 단지
세상과 조금 더 가까워지고
조금 더 이해받고 싶은 것이다.
버림받는 것이 두려워 우리는 먼저 버리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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