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아낙네
박경리 | 320  

뙤약볕 아래
밭을 매는 아낙네는
밭 안에 있는 것이 아니다
온 밭을 끌어안고 토닥거린다

밭둑길 논둑길이 닳도록 오가며
어미새가 모이 물어 나르듯 오가며
그것이 배추이든 고추이든
보리 콩 수수 벼 어느 것이든 간에
모두 미숙한 생명들이니
아낙에게는 가슴 타게 하는 자식들이다

하늘을 우러러 축수한다
자비를 주시오소서 하나님
연약한 목숨에게 자비를
목마르지 않게 비 내려 주시고
춥지 않게 햇볕 내려 주시고
숨 막히지 않게 바람 보내 주시오소서

밭을 끌어안은 아낙네는
젖줄 물려주는 대지의 여신과 함께
번갈아 가며
생명을 양육하는 거룩한 어머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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